- 연예계 AU
“이어서 마지막 질문입니다. 10대의 첫사랑 연예인 1위에 뽑히신 박병찬 배우님. 혹시 잊지 못할 첫사랑이 있으실까요?”
“첫사랑이요? 저의 첫사랑은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이죠.”
박병찬의 망설임 없는 대답에 인터뷰 촬영 현장은 질문한 진행자도 대답한 박병찬도 그 자리에서 병찬의 대답을 열심히 받아쓰던 기자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잠깐 이어지던 웃음소리 뒤로 진행자의 이번 영화 주제도 첫사랑에 관한 거던데 이러면 이벤트 초대권 못 준다며 진실을 말해달라는 둥 말이 이어졌다. 얌전히 그녀의 말을 듣던 박병찬은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듯,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뗐다.
“제 첫사랑은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에요.”
예상치 못한 박병찬의 답변에 약간의 설명이 더 필요하다는 듯의 눈빛으로 진행자가 쳐다보자 그 눈빛의 의미를 이해한 그는 말을 이었다.
“우연히도 제 첫사랑 이야기는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줄거리라면?”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이 평소보다 힘들었던 날에 결국 자신의 현실에 있어 도피하게 되죠. 그러다가 제 일에 있어 열심히 일하던 여자주인공을 만나게 됩니다. 현실에 지쳐있던 남자 주인공은 그 모습에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여성이 누구인지, 이름은 뭔지, 나이는 어떤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헤어지게 되죠. 그렇게 몇 달이 흘러 우연히 다시 만나서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는 내용이죠.”
“그렇다는 말은 병찬 씨도 힘들었던 상황에 만난 분이 첫사랑이라는 소리 신 거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자 주인공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 그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나지 못했다는 거죠.”
웃으면서 자세히 설명해주는 박병찬의 말에 진행자는 은근슬쩍 영화 홍보하려고 지어내신 거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그 말을 듣던 그는 믿는 건 자유라며 이 인터뷰로 그 사람을 찾아뵐 수 있었으면 한다는 마무리 말과 함께 녹화는 끝이 났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 대기실에 돌아온 그는 매니저를 통해 첫사랑 이야기가 SNS에 퍼져 지금 그 박병찬의 첫사랑이 누구냐며 아주 화젯거리라는 사실을 들었다. 그 말을 잠자코 듣더니 나지막이 매니저에게 초원아. 너는 첫사랑이 있어? 라는 질문을 던졌다. 매니저인 이초원은 그 질문에 형 첫사랑 이야기 영화 홍보용 거짓말이 아니었냐는 동문서답이 돌아왔다.
“거짓말이라니 초원아…. 형을 뭐라고 생각한 거야”
“박병찬이요. 그래서 그 첫사랑 이야기 진짜예요?”
“응, 그리고 어디서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몰라”
“형 저만 그 뒤 내용 더 알려주시면 안 될….”
똑똑 -
초원의 말이 끊긴 건 대기실 문의 노크 소리 때문이었다. 들어오세요.라는 허락이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열렸고 열린 문을 통해서 보인 모습은 갈색 머리의 앳된 소년이었다.
“안녕하세요! 신인 아이돌 기상호 입니다.”
누가 봐도 저 신인입니다. 하는 목소리 톤과 크기로 호기롭게 인사를 한 기상호 라는 남자를 당황한 듯 박병찬도, 이초원도 인사에 대한 대답 없이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반응이 돌아오지 않아 그도 이상함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었다. 제 앞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인 걸 확인하고 눈에 띄게 당황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문을 닫고 나갔다.
상호가 헤집고 간 박병찬 대기실은 잠시 정적이 이어지다가 이내 하하하는 박병찬의 웃음소리와 신인이라 대기실을 헷갈렸나 보네요. 하는 덤덤한 이초원의 말이 가득 채웠다.
“초원아, 근데 아까 들어온 신인”
“기상호 씨요?”
“기상호, 구나”
박병찬의 반응에 아는 사람이에요? 라고 되물었다. 아니. 근데 어디서 본 거 같아서. 그의 말에 초원인 잠시 생각을 하더니 대답을 했다.
뭐 봤다면 유튜브 넘기면서 한 번쯤 보셨겠죠. 신인인데 여기저기 열심히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오디션 출신이라서 형이 봤을 수도 있고, 아니 근데 형 이제 다음 일정 가셔야 해요. 수다를 떨다가 시간을 확인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짐을 챙겨 대기실을 나섰다.
-
“형 수고하셨어요. 내일 오전에 바로 일정 있으시니까 푹 쉬시고요.”
“응 알겠어. 초원이도 수고했어”
“들어가서 씻고 바로 주무세요. 내일 5시에 데리러 옵니다.”
“알겠다니까 초원아 너도 빨리 들어가서 쉬어 네가 고생이다.”
“네”
집으로 돌아온 그는 계획 때문에 입었던 불편한 정장을 벗고 가볍게 샤워를 한 다음 편안한 파자마로 갈아입었다. 내일은 오전부터 일정이 있는 날이기에 바로 잠자리에 들라는 초원의 말이 자꾸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티비가 있는 거실을 지나 방에 들어왔다.
오전 2시 16분.
지금 잠들어도 3시간도 못 자는 시간에 바로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하는 게 맞지만, 잠들기 전에 본인 연기의 허점을 발견하기 위해서 본인이 나온 작품을 보는 버릇이 있는 병찬은 핸드폰을 켜 갤러리에 있는 초원이 찍어준 이번 영화 영상을 보려고 하다가 인터뷰 대기실에 잘못 들어왔던 그 남자, 일정 때문에 뒤로 미뤄놨던 그 신인이 떠올라 유튜브를 실행시켜 이름 석 자를 검색했다.
'기상호'
신인 아이돌이라서 영상 개수가 있어봤자 무대 영상 몇 개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영상이 업로드되어있는 걸 보고 아까 초원의 말이 떠올랐다.
신인인데 여기저기 열심히 나오더라고요.
여기저기 열심히 나온다더니 정말이네. 오전 일정표니까 한두 개만 찾아보고 나머지는 내일 봐야겠다고 생각한 박병찬은 자신에게 닥쳐올 미래도 모른 채 검색 결과 기준 제일 첫 영상을 재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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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했던 시간인 오전 5시에 칼같이 저를 데리러 온 초원의 모습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손을 들어 반겼다. 그런 모습에 잔뜩 꾸겨진 얼굴 저한테 다가왔다.
“병찬 형 혹시 오늘 안 주무셨어요? 제가 말했죠. 들어가자마자 주무시라고. 아니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으세요. 네?”
“나도 그럴 줄은 몰랐지. 걔가 그 애일 줄은”
“누구요?”
“아니, 아니야.”
그의 반응에 뭐야. 궁금하게 누군데요. 걔가 누군데요? 라는 초원의 질문이 계속되자 일부러 더 크게 하품을 하며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얼굴을 가리며 초원아 숍에 도착하면 깨워줘 부탁이야. 하자 질문 공세를 하던 이초원도 알겠다는 말과 함께 조용히 틀어놨던 노래를 조금 더 소리를 올리고 조용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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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은 가수예요. 여기 길거리 무대를 시작으로 저기 큰 나라 큰 무대에도 서는 게 제 꿈이에요. 그렇기에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 마음을 노래에 담았어요. 이 노래를 듣는 여러분도 포기하지 않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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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어요. 병찬 형”
응. 일어났어. 모자를 다시 쓰고 자동으로 열린 문을 통해 주차장에 내렸다. 주차장에서 숍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제 얼굴을 보고 짧은 시간 동안 잘 잔 거 같아서 다행이다, 자는 동안 계속 웃으시던데 무슨 꿈 꿨냐는 말에 별일 아니라는 투의 말투로 으응, 그때 말했던 첫사랑이 오랜만에 꿈에 나와서라고 말했다. 첫사랑이요? 형 병찬 형하고 부르는 초원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눌러놨던 층수에 도착해 문이 열린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와 늘 본인의 스타일링을 담당해주는 선생님께 갔다.
저가 도착하자 이제 왔냐며 반기는 헤어쌤과 메이크업쌤들한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지금 앞 일정 있는 친구하고 있다고 미안하다며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에 시간 여유로워서 괜찮다고 말한 뒤 대기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오늘도 감사하다며 오늘 팬들이 레전드라고 할 거 같아여 쌤 최고!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설마 그 애를 또 만나겠나 목소리만 비슷한 사람이겠지 싶었는데 스타일링이 끝난 채로 나온 사람은 기상호였다.
기상호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상호 씨라고 불러버렸고 뜬금없는 곳에서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상호는 박병찬을 보고 눈에 띄게 놀랐다.
“헉, 박. 박병찬 선배님! 그때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때 사과를 제대로 못 하고 대기실에서 나가버려서 다시 만나 뵐 기회가 있으면 꼭 다시 사과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아니에요. 상호 씨, 저도 다시 한번 뵙고 싶었어요.”
다시 한번 뵙고 싶었다는 말에 놀라기라도 했는지 그 갈색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저를 바라봤다. 강아지 같네. 놀란 상호에게 제가 상호 씨 팬인데, 그때 너무 빨리 나가서 사인도 못 받았다며 약간의 오버와 장난을 더해 아쉬워서 죽을 뻔했어요~ 라는 의미를 담아 한숨을 쉬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상호는 장난을 장난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황함과 미안함이 담긴 표정으로 눈알을 굴렸다.
“어, 죄, 죄송….”
“장난이에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전화번호 좀 줄래요?”
말과 함께 내민 핸드폰을 받아든 상호는 눈에 띄게 손을 떨며 자신의 번호를 치기 시작했고 그런 상호를 보며 귀엽다고 생각했다. 전화번호를 친 채 다시 제게 내민 핸드폰을 받아들고는 상호라고 저장을 하고는 상대방 핸드폰에 부재중이 뜰 수 있도록 전화를 하나 남겼다.
그러고 나서 그 그룹의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이 상호를 데리고 갔고 저도 일정 준비를 위해 각자 길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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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꿈, 꿈 아이가. 아무, 아무래도 이상하다.”
숍을 다녀온 뒤로 차에서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로 자꾸 똑같은 말만 뱉는 상호를 바라보던 오랜 친구이자 상호의 매니저 일을 담당하고 있는 희찬이는 한숨을 쉬며 또 무슨 일인데, 뭐 아까 미용실에서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아무래도 꿈이 맞는 거 같다. 희차이 나중에 차 멈추면 내 볼 좀 꼬집어도. 이상하다. 이거 꿈이다. 만 이어졌다.
잠깐 신호가 걸리는 동안에 조수석에 앉은 상호에게 손을 뻗어 상호가 말한 대로 볼을 살짝 꼬집으니 아프기는 한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평소의 상호로 돌아왔다.
“꼬집어 달라고 했다고 진짜 꼬집나!”
“니가 꼬집어 달라매 암튼 아픈 거 봐서는 꿈은 아니네. 그래서 무슨 일 있었길래 그러는데”
“놀라지 말고 들어리”
상호는 대기실을 실수로 들어간 일과 숍에서 있었던 일, 그래서 박병찬 선배님과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는 것을 희찬이에게 말했다. 평소 성격이었으면 말하는 동안 계속 맞장구를 칠 희찬이는 제 이야기가 놀라운지 입만 벙긋한 상태로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왜 꿈인가 했는지 알겠제, 어. 상호 아무래도 꿈이 맞다.
그 뒤로 둘 다 아무 말 없이 입만 벌린 상태로 일정 장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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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상호 씨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간단한 토크쇼 일정을 끝내고 희찬이에게 맡겨놨던 핸드폰을 받아든 상호는 알림창을 확인하고 그 알림을 눌러 메신저 방에 들어가서 문자를 확인했을 때는 그대로 바닥에 핸드폰을 떨궜다.
박병찬 선배님
안녕하세요. 상호 씨, 아까 전화번호 받아 간 박병찬이에요.
오늘 일정 몇 시에 끝나요? 시간이 있으면 밥 먹을래요?
상호에게 박병찬은 자기가 어렸을 때부터 티비에 나와서 자신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온 실력 좋고 성격도 좋고 정말 대대대대선배님이었기 때문에 대기실에 잘못 들어갔을 때도 집에 들어가서 내가 왜 그랬냐며 후회를 했고 아까 숍에서 만났을 때도 거짓말이라 생각했는데 먼저 카톡이 올 거라고는 정말, 정말 예상을 못 했다. 이거 답을 어떡, 어떡해, 멘붕이 온 상호를 놀리기라도 하듯 떨어진 핸드폰에서는 꽤 긴 진동음이 울렸다. 맞다. 전화가 왔다.
문자로도 어떡하냐며 발 동동 굴리던 상호는 바닥에 떨어져 평소보다 더 크게 진동하는 핸드폰을 주워들고 조심스럽게 초록 버튼을 눌러 통화 연결을 했다.
“여, 여보세요?”
‘여보세요 상호 씨’
“네, 네 박병찬 선배님.”
‘아 네, 상호 씨, 읽은 표시는 봤는데 답장을 안 해주셔서 한 번 전화해봤는데 지금 전화 괜찮아요?’
“당연, 당연히 가능합니다. 선배님”
전화 내용은 간단히 아까 문자와 동일했다. 오늘 앞으로의 일정은 몇 개가 남았는지, 더는 없다고 하니 그럼 밥 한 끼 먹을 수 있는지, 몇 시까지 어디로 데리러 가겠다는 등의 말. 데리러 오시겠다는 말을 듣고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그럴 수 있다고도 잠시 말장난하다가 상호씨, 저 지금 다시 녹화 들어가야 하는데, 진짜 어디로 픽업하면 되는지 말 안 해줄 거냐는 말에 결국에는 상호가 꼬리를 내려 병찬이가 데리러 오기로 했다. 제 집 주변 장소를 알려주고 데리러 가겠다는 말과 함께 연결이 끊긴 핸드폰을 든 채로 망부석처럼 서 있던 상호는 니 또 왜 그러냐며, 오늘 일정 끝났으니 집에 가자. 는 희찬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차에 탄 상호는 아까 상황에 대해 생각을 했다. 첫 번째, 전화로 알게 된 박병찬 선배님은 생각보다 장난끼가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 두 번째로, 옛날부터 티비에서 자주 봐서 그런지 목소리가 익숙했다는 것. 아니 정확히는 어디선가 대화를 해본 거 같은 기분이었다. 대화는 오늘 아침 숍에서가 다 일 텐데, 마치 언제 한 번 대화해본 거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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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는 아까 말한 장소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와서 저를 데리러 올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면서도 꿈은 아니었겠지, 싶어서 자신의 볼을 슬쩍 꼬집어 봤는데, 고통을 느끼고는 꿈 아인데를 계속 반복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자기 앞에 비상깜빡이가 켜진 차 한 대가 섰다. 이미 내려와 있던 조수석 창문으로 익숙한 얼굴과 목소리가 들렸다. 상호 씨 오래 기다렸어요? 얼른 타세요.
차에 탄 상호는 긴장을 꽤 많이 했는지 안전벨트도 하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있는 모습에 병찬이는 손을 뻗어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갑자기 다가온 병찬이에 상호는 놀래서 숨을 참고 얼굴이 빨개진 채로 제 바로 앞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눈만 뒹굴뒹굴 굴렸다. 귀엽다니까. 상호의 안전벨트를 꼼꼼히 채워준 뒤 기어를 드라이브로 바꾸고 부드럽게 출발했다.
“상호 씨,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선배니까 다 사줄 수 있어요.”
“저 뭐든 잘, 먹습니다”
“흠, 아무거나가 제일 힘든데”
제 말에 헉하고 빠르게 메뉴를 생각하는 게 표정에서 다 드러나는 상호를 보고 귀여움을 느끼고 살짝 웃더니 그럼 제가 먹고 싶은 거로 가도 될까요? 라고 의견을 제시하자 살았다. 라는 표정으로 돌아온 상호는 당연히 좋다며 대답을 했다. 상호의 대답을 듣고 차를 끌고는 자주 가는 식당으로 향했다.
솔직히 말하면 막 영화에서 나오는 그런 찬란한 샹들리에가 달려있거나 웅장한 분위기의 식당이면 어떡하지라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도착한 곳은 오래된 모포 분위기의 식당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몰래 내쉬자 혹시 이런 곳 싫어하냐는 병찬의 질문에 너무 좋아한다면서, 아까 했던 걱정에 대해 말하자 그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선배님은 웃으니까 더 잘생겼구나. 응? 뭐라고요? 잘생겼다는 말을 혼자 상상으로 한 줄 알았는데, 입 밖으로 나도 모르게 내뱉었나 보다. 급하게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둘러댄 다음 함께 식당으로 들어갔다. 진짜 꽤 자주 오는 곳인지 들어가자마자 우리 대스타 병찬이 왔어? 하며 반기는 식당 주인 어머님에 병찬이는 그녀를 껴안으면서 요즘 바빠서 오랜만에 왔어요, 오늘 주인아저씨는 어디가셨어라며 일상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서로의 대화가 잠시 이어지다가 아이고, 다리 아프겠다며 구석에 빈자리로 안내해줬다. 박병찬은 이모, 늘 먹는 거로 해주세요. 라고 말하고는 나의 맞은편에 앉았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했고 음식은 전체적으로 전부 맛깔나 보였다. 음식이 나왔는데도 먹지 않는 상호를 보며 혹시 싫어하냐는 질문을 하니 예상치 못한 말이 돌아와서 크게 웃었다.
“아니요, 아무래도…. 선배님이 먼저 수저를 들고 제가 들어야 할 거 같아서.”
“상, 호씨. 저 그렇게 어르신 아닌데,”
“아이 그 말이 아니고”
제 말에 급하게 수저를 들어 음식을 먹던 상호를 흐뭇하게 보던 병찬이는 말을 이었다.
“선배님이라고도 안 불러도 돼요. 편하게 불러요. 존댓말도 안 해도 괜찮고”
“제가 감히 어떻게 그래요 하늘 같은 선배님한테”
“호칭 핑계로 말 편히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건데”
그, 그럼 병찬이 형. 응. 상호야, 상호에게는 꿈 같은 일이 연속해서 일어났다. 숍에서 마주쳐서 번호를 받은 일도, 자기를 데리러 온 일도, 병찬의 단골식당에 온 일도, 말도 편하게 한 일도, 전부 놀라웠다. 확실히 말을 편하게 하니 대화를 나누기 편했고 밥을 먹으면서 대기실을 왜 헷갈렸는지, 병찬이 형을 처음 본 드라마가 뭔지, 이러고 마주 보고 있는 것도 거짓말 같다는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가 아까 전화를 했을 때 떠오른 일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병찬 형이랑 대화해본 게 아마 숍에서 처음일 텐데 예전에 대화해본 거 같다며, 무슨 내용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뭔가 익숙했다며 말을 쏟아냈다. 상호의 말에 이야기를 잘 듣고 있던 병찬이는 살포시 웃으며 그래? 혹시 모르지, 우리가 예전에 만났을지?
“네? 진짜요? 언제? 내가 병찬 햄을 봤으면 까먹을 리가 없는데”
“햄?”
아, 제가 흥분을 하면 사투리가 아직 나와서 아이 이게 중요한 게 아이고 진짜 저희 만난 적 있어요? 언제 언제요? 만난 지 몇 시간 됐다고 아까 완전히 긴장한 기상호는 어디 가고 제 앞에 남은 건 팬들 앞에서 보여주는 댕댕이 기상호였다. 그 모습이 더 좋지만, 아직은 그 일을 기억을 안 했으면 하는 마음에 병찬이는 대화 주제를 돌렸다. 상호야, 나 너 노래 좋아해. 특히 1집 4번 트랙. 제 말에 놀라운 거라도 본 듯한 상호 얼굴에 의아함을 내비치자 상호는 그 노래, 제가 중학생 때 작곡 작사한 거라면서. 타이틀 곡도 아닌데 너무 기쁘다는 말과 함께 환하게 웃는 상호를 보며 병찬이도 웃었다. 그 뒤로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를 하고 내일 일정이 있는 상호를 위해 일찍 헤어졌다.
집까지 데려다준 병찬이에게 상호는 먼저 짧게 메시지를 남겼다.
오늘 감사합니다. 형.
메시지를 보냄과 동시에 전화가 걸려왔다. 의아함에 바로 받은 전화로 아까까지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들렸다. 상호야 운전하면서 답장하기는 힘들어서 전화했어. 근데 왜 다시 형이야? 아까까지는 햄? 이라는 말에 그거 때문에 전화하신 거냐며 운전하는데 위험해요. 햄. 집 들어가서 전화해요. 응, 알겠어 상호야. 빈말로 알겠다고 대답한 줄 알았는데 이날 이후로 병찬이에게 늘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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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런 사이가 된 지 가끔은 병찬의 집에서 자는 경우도 생길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이렇게 사이가 계속 좋으면 좋을 텐데, 상호는 지금 자기에게 문제가 생겨 최근 들어 일정이 많다는 핑계와 함께 병찬이와의 약속을 피하고 있다. 그 문제는 바로 병찬은 단지 저가 좋은 동생이라서 여기저기 자기를 데리고 다니고 편하게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의 가벼운 스킨쉽을 하는 건데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제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것. 가끔 침대에서 같이 잘 때, 자기 심장이 너무 크게 두근거려서 상호는 그가 잠든 사이를 틈타 몰래 빠져나오려는 데 슬쩍 잡아 오는 손에 결국 땀 삐질 흘리면서 심장 소리가 들키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 앨범을 연달아 내는 상호는 이른 아침부터 연습 일정이 있었고, 그를 데리러 오기 위해 희찬이가 집에 왔다. 차에 탄 상호는 핸드폰만 뚫어져라 본 채 한숨을 계속 뱉어냈다. 그 모습에 매니저이기를 떠나 친구로서 상호가 걱정된 희찬이는 무슨 일이냐며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이다. 그냥 뿐이었다. 상호가 한숨을 뱉는 이유는 다름 아닌 병찬이에게 온 문자 때문이었다.
병찬 햄
상호야, 요즘 계속 바빠? 앨범 준비한다고는 들었는데 - 21:06
보고 싶어 상호야 - 21:08
그러니까 이런 문자도 문제였다. 스킨쉽도 스킨쉽인데, 이런 다정한 말투의 문자도 지금의 상호에게는 전부 자극제였다. 보고 싶다는 말에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느낌만이 그런 게 아니었는지 옆에서 운전 중이던 희찬이가 니 혹시 어디 아프나, 얼굴이 와이리 빨간데, 아프면 연습 하루 쉴까? 라고 말했다. 아이다. 안 아프다. 그냥 좀 차가 덥네. 고 말을 끝낸 상호는 창문을 살짝 열었다. 조금만 더 병찬 햄 안 보면 괜찮아질 거라며 생각하면서.
하지만, 이 생각은 금방 무너졌다. 그 이유는 연락이 안 되는 기상호를 찾으러 그 박병찬이 연습실을 찾아왔기 때문에. 어떻게 알고 오셨냐는 상호에 초원이가 우리가 친해지는 만큼 희찬이랑 친해져서 다 알고 있더라고. 그래서 상호 일정도 대충 알고 있었어. 그래서 왜 나 피해 다닌 거야? 노빠꾸로 물어보는 병찬이에 올 게 왔다는 표정으로 우물쭈물하고 있자 병찬이는 늘 보여주던 다정한 웃음을 보이며 상호야, 뭐든 괜찮아 나한테 뭘 잘못한 거야? 라고 상호를 달래든 이야기했다.
그런 병찬의 행동에 뭔가 다짐이라도 한 듯 상호는 눈을 꼭 감고 이야기했다.
“저, 햄이 좋아요”
“응 나도 상호 좋아 그게 피할 이유였어?”
“아니요 그게 아니고,”
“아니고?”
“햄은 저를 동생으로서 좋아하는데, 저, 저는 이성으로 좋아하는 거 같다고요”
그의 말에 잠시 멈칫하던 병찬이 모습을 보던 상호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이래서 피해 다닌 건데, 조금만 더 혼자 있으면 마음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래서 그런 건데. 라고 말했다. 그런 상호를 보고는 한숨을 푹 쉬고는 상호를 꼭 끌어안은 병찬이는 그만 들릴 수 있는 목소리로, 그 어떨 때보다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호야, 나는 너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를 좋아하고 있었어. 형, 동생? 그딴 거 아니고, 네가 나를 생각하는 그 마음 그거.”
병찬의 말에 떨군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서 본 병찬의 얼굴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얼굴은 사과만큼 발갛게 달아올랐고, 자신을 껴안은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늘 여유가 가득했던 병찬의 얼굴에 처음으로 여유가 없었다.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상호의 눈빛에 부끄럽다는 듯 손 하나를 풀어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그런 병찬의 모습에 약간의 자신감을 얻은 상호는 살짝 뒤로 물러나 양손을 붙잡았다.
“병찬 햄, 한 번 더 말해주세요. 언제, 그 대기실 잘 못 들어갔을 때 말씀 하시는 거예요?”
제 말에 바보 기상호 그렇게 평소에 힌트를 줬는데도. 했다. 힌트? 언제요? 우리 첫 만남이 그게 아니에요? 언제, 언제지? 상호는 정말 기억 안 난다고 알려달라고 했다. 그에 쉽게 넘어갈 박병찬이 아니었다. 그 일은 일단 넘기고 그래서 우리 서로 쌍방인 거 같은데, 어때 상호야. 우리 연애할까. 라며 다정하게 말하는 목소리에 안 넘어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박병찬과 기상호의 연애는 시작되었다.
사실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아니 사실은 크게 달라졌다. 이제 상호가 박병찬의 연락을 피하지 않게 되어서 본인 일정이 있을 때 빼고는 핸드폰을 붙잡고 산다는 점, 상호의 출퇴근이 본인 집이 아닌 병찬의 오피스텔에서가 더 많아졌다는 점, 상호의 연습실에 항상 병찬이 사 오는 간식으로 가득해졌다는 점, 이러다 보니 SNS에 병찬상호 목격담이 계속 뜨고 있다는 거 정도였다. 매니저인 초원과 희찬이만 죽어나는 하루하루였다.
그렇게 둘만의 순탄한 연애가 이어지던 중에 병찬의 집에서 같이 본인들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다가 영화 개봉 당시 진행했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인터뷰 영상을 보던 상호는 첫사랑 이야기에 괜히 마음이 뒤숭숭했다. 하지만 병찬은 그 영상이 간만에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이유였는지 상호 옆에 붙어서 상호가 제일 좋아하는 표정으로 말갛게 미소짓고 있었다. 그의 표정을 본 상호는 햄, 좋아요? 지금 저랑 연애하면서 첫사랑이 그렇게 좋으시다. 이거죠 지금? 지금도 그 첫사랑 찾고 싶어요? 하며 누가 봐도 당신의 행동 때문에 저는 왕삐져있는 상태입니다. 를 표정에 담은 채로 박병찬은 바라봤다. 입이 대발 튀어나와 있는 기상호를 보며 박병찬은 소리 내며 웃었다.
“뭘 웃어요.”
이미 딱딱해진 상호 표정을 보고는 그 모습이 더 귀엽다는 듯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런 병찬의 모습에 옆에 찰싹 붙어있던 박병찬을 밀어내고 오늘은 각자 잠들죠. 라며 가끔 매니저인 초원이가 자고 가는 방에 들어가서는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을 잠궜다.
그제야 쓱 일어나서는 상호야 그게 아니고 내 말 좀 들어봐. 첫사랑 이야기해 줄게. 라며 이야기를 했지만, 단단히 삐쳤는지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손님방 문 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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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때부터 큰 어려움 없이 상승곡선을 타던 배우 박병찬에게도 힘든 날은 있었다. 슬럼프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고등학생 무렵 하루 정도는 일이고 뭐고 전부 다 때려치우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전부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애들처럼 학교를 나가고도 싶었고, 점심 먹고 나서 축구나 농구를 하는 등의 놀이도 하고 싶었고, 마지막으로 정말 스스로가 원한 꿈이 지금 이 길이 맞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정말, 그 당시 매니저였던 형에게 말도 없이 일정을 안 나간 적이 있다.
사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연예계 일을 해왔기에 학교에 친한 친구가 없어 이렇게 도망쳐 온 날에 부를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 거리를 걸었다. 도착지가 어딘지도 모른 채 그냥 계속 걸었다. 핸드폰으로 매니저 형의 전화가 계속 와서 핸드폰도 껐다. 정말 날 찾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무작정 걷다가 작은 공원에서 노랫소리가 들렸다. 티비를 틀면 나오는 유명한 팝송이었다. 병찬은 더는 갈 곳도 없는데 가만히 서서 노래나 들을까 싶어서 노랫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걸어서 도착한 곳은 공원의 한 가운데 다른 데와 달리 큰 분수가 하나 세워져 있는 곳이었다. 그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저보다 더 어려 보이는 교복을 입은 소년이었다. 혼자서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공원 가로등과 등 뒤의 분수의 물이 만나 반짝였다. 릴레이로 부르고 있던 팝송이 끝나고 노래를 부르던 소년은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했다.
다음 곡은 제가 스스로 작곡, 작사를 한 곡입니다. 이 노래를 만들면서 제 꿈에 대한 확신을 하게 되었어요.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제 꿈은 가수예요. 여기 길거리 무대를 시작으로 저기 큰 나라 큰 무대에도 서는 게 제 꿈이에요. 그렇기에 저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 마음을 노래에 담았어요. 이 노래를 듣는 여러분도 포기하지 않는 하루가 되시길 바랄게요.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소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말이었다. 이어지는 노래 가사와 리듬, 노래 시작 전에 떳떳하게 말한 자신의 꿈 이 모든 게 한데 섞여 방황 중이던 병찬에게는 앞으로의 자신이 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큰 도움이 되었다. 이것에 대한 고마움을 그 소년에게 말해주고 싶어서 기다렸다.
노래가 다 끝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기를 기다리면서 처음 느껴보는 두근거림을 느꼈다. 이 두근거림의 이유도 모른 채 소년에게 다가가서는 진심을 전했다.
큰 무대에서 보고 싶다고, 저도 덕분에 제 앞길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 거 같다는 그 말을.
그리고 조금 더 컸을 때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조금 더 컸을 때 사랑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 공원 안 분수대 앞에서 노래하던 소년이 고등학생 시절 살짝 방황한 박병찬의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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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 첫사랑은 분수 앞에서 자기 자작곡을 부르던 그 아이라는 거지. 뭔가 익숙하지 않아?”
박병찬의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방문이 굳게 닫힌 채 열릴 생각을 하지 않자 그는 한 번 더 상호야, 하고 나지막이 불렀다. 그 목소리에 방문이 철컥- 하고 열렸다. 열린 문 뒤로 자기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는지 동그래진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기상호가 서 있었다. 잠시 우물쭈물 거리다가 제게 다가와 그때 말했던 사람이 병찬 햄이었냐며, 왜 이때까지 말을 안 했냐며 박병찬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진정시키며 기억 못 한 상호 잘못이지~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지금 장난을 장난으로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과의 기억을 이제야 떠올렸다는 사실에 속상한지 상호는 박병찬을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박병찬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맙다고. 배우의 일도, 첫사랑도, 기상호의 말에 병찬이는 응, 나도 라며 대답을 하고 자신의 품에 속 들어온 그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았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은 가볍게 입술을 맞대었다.
“그러니까 상호야, 네가 나의 첫사랑이야.”